엣세이

장거리 버스

푸른 섬 2010. 9. 25. 10:37

일이 있어 오랜만에 장거리 버스를 탔다.

가는데 세 시간 오는데 세 시간

무엇을 배우려고 갔다 왔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갔다.

보통 버스는 출발시간 도착시간이 있다.

그리고 차비도 정해져 있다.


그런데 차가 약간 돈다.

손님이 어디 있는지 정확하게 안다.


한참을 달리는 중 어떤 손님이 길가에 서 있다.

차비를 흥정한다.

답답한 쪽이 꼬리를 내린다.

손님들은 언제나 느긋하다.


또 한참을 달리다가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 차가 멈추었다.

버스비 흥정.

절반가격에 그들은 버스를 탔다.


이번엔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손님을 태운다.

차가 지나쳐버리면 차는 멈추어서고

후진해서 손님에게 달려간다.


완전 손님 맞춤형 버스운행이다. 가격도 코스도 맞추어준다.

물론 편법도 쓴다.


목적지가 다르지만 일단은 태우고 본다.

그리고는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그 목적지로 가는 차를 세운다.

그리고는 차비를 주고 갈아 태운다.


불만은 잠시뿐. 내리지 않으면 어떡할 것인가?


밤에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

차가 거의 없는 시간에도 손님과 흥정이 계속된다.


손님이 택도 없는 가격을 부른다.

차가 출발한다.

한 20미터쯤 갔을까


다시 차를 세운다.

그리고는 태운다. 그 택도 없는 가격에.


이 모습을 보면서 오늘날 교회를 , 목사를 생각해 보았다.

너무 닮았다.

맞춤예수, 맞춤 성경, 맞춤 신앙생활.


찾아가는 서비스.

무슨 보험 같다.


고객이 원하면 내가 들어 준다가 아니라 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더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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