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세이

공사장

푸른 섬 2010. 12. 29. 09:19

공사장

요즘 한창 인테리어를 한다.

빈 공간에 채워넣는다.

방도, 계단도, 부엌도, 화장실도, 사무실도.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채워진다.

문틀도 만들어져 채워진다.

문도 만들어 채워진다.

천장도, 벽도, 바닥도,

모든 곳이 채워진다.

많은 사람들이 동원된다.

목공, 와공, 벽돌공, 상하수도 공사하는 사람, 전기공, 방수공

재료들을 나르는 사람.

목재, 벽돌, 시멘트, 모래, 합판, 못 등등. 많은 것들이 한 곳으로 모아진다.

형광등, 스피크, 감시 카메라 선들은 모두 자기 자리를 찾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

하나씩 하나씩 채워지니 차츰 윤곽이 드러난다. .

그러다 누군가에게서 연락이 왔다.

세이콤이란다.

지나다가 들렀는데 견적서가 나왔다.

설치비 얼마, 한 달에 얼마.

물론 아직 장식이 완료되지 않았기에 결정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돈이다.

돈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말을 듣고 내 뜻대로 모든 것들을 채워넣는다.

돈의 힘이다.

돈에 의해 모든 사람이 움직인다.

그러나 돈을 주지 않으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돈에 따라 움직인다.

돈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에 따라 움직임을 결정한다.

왜 교회에 나갈까?

왜 기도할까?

왜 성경볼까?

왜 사람들에게 복음을 외칠까?

돈의 흐름이다.

노골적으로 돈이라 말하지 않는다.

축복이라 말한다.

그들은 말할 땐 축복이라 말하고 속으로는 돈이라고 부른다.

이 흐름이 없으면 사람들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흐름과 달리 움직이는 자들이 있다.

돈과 관련없이 움직이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자들이다.

목사도 돈의 의해 좌우된다.

돈이 목사의 설교를 좌우한다.

돈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게 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많은 근심을 만들어 내는 돈.

죽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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