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세이

2010년의 마지막날

푸른 섬 2010. 12. 31. 22:00

공사장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청소를 했다.
시멘트 가루며 석회가루며 , 아마도 과학적으로 따지만 몸에 상당히 해로운 것들이 내 몸속으로 들어 왔을 것이다.

아랫층에선 목수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이틀 정도면 모든 일들이 끝난다.

그러나 저들에겐 신정 새해에도 노동을 한다.

무엇이 이토록  한해가 가도록 몸을 움직이게 하는가?

돈이다. 생존이다.
살기 위해서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미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여기며 떠난 자가 떠오른다.

오늘처럼 영하10도가 넘는 곳에서 노동하는 자들에겐 참으로 배부른 자들이 할 짓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해가 가고 한해가 오는 것.

이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생존, 돈.

돈이 되는 송구영신이 되기를 간절히 꿈꾸며 몸은 이렇게 움직이고 저렇게 움직인다.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의 몸은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것으로 끝나리라.

그러나 송구영신예배를 기다리는 인간들은 어떻게 하면 일생에 매여 종노릇할까를 꿈꾼다.

그들의 몸둥아리는 더 이상 한해의 마지막날, 남들이 다 노는 새해 첫날에, 그것도 영하 10도 이하가 되는 곳에서 노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긍휼없는 인간에겐 오직 자신들의 몸둥아리만 편해 지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궁핍함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 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4:10-13
십자가 복음을 전하는 성도, 주님의 고난에 참예한 자들의 복.
이런 복을 덤뿍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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