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세이

액땜

푸른 섬 2015. 1. 10. 15:27

액땜

 

액땜이란 앞으로 닥쳐올 모질고 사나운 운수를 다른 고생으로 미리 대신한다는 의미다. 살아가면서 흔히 듣는 단어가 액땜이며 특히 정초나 아니면 큰일을 앞두고 액땜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오늘 옆집에 사는 사람이 차에 가방과 카메라를 두고 잠시 어느 상점에 들른 사이 창문을 깨고 가방과 카메라를 훔쳐 갔단다. 물론 가방 안에 오백만원이 들어 있었고 카메라는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것이었다.

 

이 상황을 무엇으로 위로 받을까? 그래서 꺼내 놓은 단어가 액땜이다. 주변 사람들도 위로하는 말이 액땜이라는 단어로 그 사람의 분노를 달래준다.

 

새 집으로 이사하기 몇 달 전이어서 때마침 액땜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확 와 닿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 마음이 그렇다고 달래질까?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정초가 되면 액땜하려고 발악한다. 물론 그 액땜이란 다름 아닌 금식이나 헌금이나 기도나 직분 맡기 같은 것이다. 내가 하나님께 정초에 이렇게 충성 봉사로 시작했으니 올 한해 남편, 아내, 자식에게 우한이 없게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 확신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한다(7:23). 누가 보아도 이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행했다. 그러나 주님의 심판 날 주님은 이들을 모른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이들이 행한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고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한 것은 그들의 액땜이었다.

 

자신이 고생을 만들어 내어 지옥을 제거하고자 하는 그 노력 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다.

 

하나님의 아들이 만드신 천국은 나 자신이 당할 액땜이 없다. 오히려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께서 대신 죽으심으로 액땜을 하셨다. 그러니 우리가 당할, 행할 액땜은 애초부터 없다. 처음부터 우리는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가해자로 드러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차량 창문이 깨어져 가방과 카메라를 잃어야 하는 자들이다. 그래야만 내가 진정 누구를, 무엇을 사랑했는지 불쑥 튀어 나오며 내 몸이 무엇을 사랑하는지가 들통 난다.

 

주님은 항상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을 일으키신다. 모든 것이 주로 인하고 주로 말미암는다는 사실을 우린 기억해야 한다. 결국 주님께 영광 돌리게 하기 위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일으키신다.

 

아브람은 자신이 가나안 땅으로 가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가나안 땅에서 다시 애굽으로 내려갈 계획도 없었다. 아내를 누이로 속일 계획도 없었다. 모든 일이 계획되지 않았고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다. 우리에게 이런 즐거움이 있다. 끌려 다니는 즐거움. 끌려 다니면서 주님께만 영광돌리도록 만드시는 주님.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을 그들에게 비추사 낮이나 밤이나 진행하게 하시니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이 백성 앞에서 떠나지 아니하니라(13:21-22).”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여 이르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니라 하시니라(28: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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